제가 좋아하는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일본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전쟁을 그린 영화입니다. 그런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영화관에서는 개봉을 못하고 DVD로만 출시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꽤 많은 분이 본듯 알고 계시는 분이 많습니다.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인 이오지마 전투 당시에 이오지마 주둔 일본군 사령관 중장 쿠리바야시 타다미치가 집으로 보낸 편지와 가족의 이야기 등을 묶은 책과, 이를 기반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 <아버지의 깃발>과 함께 만든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후 영화가 유명해지다 보니 영화를 다시 책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주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일본의 요새 이오지마에 상륙한 미군해병은 전투 중 의례적으로 성조기를 꽂습니다, 그러나 이 순간을 담은 사진 한장은 희망을 갈망하던 국민들을 사로잡아 끝나지 않은 것 같은 전쟁의 종식을 알리는 의미가 되었고, 아들이 전쟁터에서 살아돌아오리란 희망을 품게 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는 위안과 자부심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국민적 감정을 이용하려는 미 정부는 사진 속의 군인들 중 살아 있는 위생병 존 닥 브래들리(라이언 필립)와 인디언 출신의 아이라 헤이즈(아담 비치), 통신병 레니 개그논(제시 브래포드)을 불러 전쟁 보급품을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서게 합니다.
전국을 돌며 열렬한 환호와 갈채 속에서 열심히 영웅 노릇을 한 세 명 덕분에 시들했던 기금 마련에 불이 붙게 됩니다. 그러나 세 명은 전쟁터에서 전우들이 남아 있는 한 자신들의 영혼도 이오지마를 떠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쿠리바샤는 이오지마에 처음으로 부임해 섬을 돌아보던 중 사이고와 병사들을 구해줍니다. 그리고 쿠리바샤는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안 요새를 버리면서까지 섬에 터널을 파라는 명령을 합니다. 시미즈는 사이고 연대에 새로이 파견되고 그런 시미즈를 헌병대가 보낸 스파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수리바치가 함락이 되고 모두 스스로 죽고자 허락을 구하지만 쿠리바샤는 북쪽 동굴 군대와 합류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명령을 어기고 죽고, 시미즈와 사이고는 북쪽 동굴을 찾는데 동료와 함께 죽지 않고 비겁하다며 죽이려고 합니다. 이때 쿠리바가 본인이 철수 명령을 했다고 하며 이들을 구해줍니다.
탈영을 계획한 시미즈와 사이고 중 먼저 탈영한 시미즈가 미군에게 살해가 됩니다. 결국 혼자서 살아남게 된 사이고는 미군에 의해 후송이 되고 일본군이 만세를 하면서 집단으로 자폭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 깊었는데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시작될 때 고고학자들이 발굴하고 있던 무언가가 있었는데 사실 모두 이오지마의 일본군이 남긴 편지였습니다. 막판에 사이고가 쓰던 편지도, 쿠리바야시가 쓰던 편지도 결국 가족에게 전달되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편지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이런 엔딩을 통해 이오지마에서 '전해지지 못한 편지'를 통해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후 엔딩 크레딧이 나오며 영화가 끝납니다.

쿠리바야시는 부임 첫날에 규율을 어겼다고 폭행을 당하고 있던 병사 사이고를 구해줍니다. 그는 신분이나 체면보다는 사람을 먼저 보는 상관이었고 리더였습니다. 그의 명령 터널을 파라는 나중에 이오지마 방어전의 가장 핵심 전략이 됩니다. 영화는 전쟁을 다룬 이야기답게 지독히 현실적이고 처절하고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는 순간들을 묘사합니다.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결국 전쟁터가 사람을 취하는 가혹하고 잔인한 수법이라는 것입니다. 전쟁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고, 기뻐하고 축하하는 승자와 비참하게 쓰러져간 패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전쟁을 지휘하는 정치인, 상급 군인 등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원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오지마 전투를 미군 시점에서 본 소설인 아버지의 깃발의 영화 촬영을 맡았는데, 당시 촬영 참고를 위해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비롯한 당시 일본군 자료 등을 뒤져보다 '이거 한번 반대 시점에서 찍어봐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에 아버지의 깃발을 찍기 위해 마련한 필름, 물자, 세트, 배우 등을 활용해 아버지의 깃발과 동시에 이 영화를 찍었는데, 그래서인지 몇몇 장면은 아버지의 깃발과 동일한 장면이 재활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들고 나니 원작격인 아버지의 깃발보다는, 스핀오프(?)격인 이 영화가 평단으로부터 더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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