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독특한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바로 눈으로 뒤집힌 세상에서 눈을 소재로한 독특한 영화 <블라인드>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를 보고난 후의 여운이 어떤 영화보다도 짙게 남았던 영화입니다.
화를 보면 배우들의 말이 정확히 영어인지 불어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감독과 배우가 다국적인 이유가 되진 않을텐데 그것이 오묘한 매력이 되기도 합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보면 성이 나오고 마차를 타고 다니기도 하는걸 보면 현재는 아니고 중세와 현대의 어느 시점이기도 할듯 합니다. 주인공이 사는 집도 중세의 큰 성을 연상시킵니다. 뭔가 을씨년스럽고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집안은 온통 어둡고 신체적 결함을 갖고있는 주인공은 고용된 도우미를 구박하고 소리지르며 거부하는 남자 루벤입니다.
그에게 책을 읽어주러 온 여자 도우미 '마리'가 있습니다. 그녀는 모든것이 맘에 안들고 싫다면서 찻잔을 던지고 소리지르는 루벤의 모든 짜증을 받아줍니다. 그녀의 반응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자 루벤은 당황합니다. 그리고는 책을 읽어주는 그녀의 단아하고 친절한 목소리와 어떤면에서는 단호한 모습에 점점 루벤은 마음을 열어갑니다.
그리고 마리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책의 내용을 상상하게 됩니다. 여기서 아시겠지만 주인공 루벤은 시각장애인 입니다. 루벤이 상상하는 장면에서는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합니다. 빨간색은 무슨색이냐고 묻는 마리에게 마리의 입술을 매만지며 마리는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루벤을 안타깝고 슬프게 생각하며 점점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에 상처가 있는 마리를 루벤의 어머니는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외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마리는 어릴적부터 부모에게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자라온 불우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빠의 폭력에 얼굴에 큰 상처를 가지고 있고 몸 또한 성한곳이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에 모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루벤과 마리가 집에서 함께 지내고 많은 것을 같이 하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며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이 표현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리는 루벤과 생활하면서 여러번 거짓말을 하게됩니다. 자신의 머리카락은 붉은색이고 눈은 초록색이라고 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루벤은 마리의 말을 모두 믿으면서 그녀를 손으로 만져도 보고 하며 자신만의 마리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머리에 그려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루벤에게 눈의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수술의 기회가 오게 됩니다. 그런데 시력을 되찾은 마리가 자신을 보게되면 자신의 외모에 실망할거라는 생각을 하게된 마리는 루벤의 곁을 떠나가게 됩니다. 수술을 받고 시력을 되찾은 루벤은 생활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게 됩니다. 면도를 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탓에 면도날에 계속 베이게 되자 눈을 가리고 면도를 하며 점점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마리를 찾아 세상을 돌며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온 세상의 여기저기를 떠다니다 집에 돌아온 루벤은 어느날 책을 읽고 싶어 도서관을 찾게 됩니다.
그렇게 마리를 그리워하던 루벤은 우연히 들르게된 도서관에서 마리를 만나게되는데 처음에는 알지 못합니다. 마리가 자주 읽어주던 눈의 여왕이라는 책을 대출하려고 하는데 마침 마리가 근무를 하고 있는 도서관입니다. 드디어 마리를 마주하게된 루벤이지만 눈치를 채지 못합니다. 당연히 마리의 얼굴을 한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처음 보는 여자의 얼굴을 보며 그 상처를 보고 놀라는 루벤입니다. 하지만 마리의 옆을 지나가면서 시각장애인 누구나 그렇듯 발달된 후각으로 마리의 향을 알아보고는 눈치를 채게 됩니다. 그리고는 마리에게 모른척 책을 읽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 마리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리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드디어 마리를 찾게된 루벤. 하지만 내가 예쁠거라고 생각했냐고 묻는 마리는 결국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다시 한번 루벤을 떠나가고 맙니다. 그리고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마는 루벤입니다. 집에 돌아온 루벤은 너무나 상심한 나머지 집에 걸린 고드름으로 자신의 눈을 찌르고 맙니다. 이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고 슬프고 슬픈 장면입니다.
아픈 어머니의 헌신으로 시력을 되찾았는데 다시 되돌려 버리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하지만 시력을 잃은 루벤이 오히려 편해 보이기도 한 장면입니다. 이렇게 처음으로 모든 것을 되돌리고자 한 루벤입니다.
과연 마리도 다시 돌아오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왜 날 떠났냐는 루벤의 말에 네가 눈을 떳으니까라고 답하는 마리. 영화는 모든것이 거칠고 친절하지 않고 투박합니다. 이 영화는 왜 시각장애인을 주제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표현하고자 하였을가를 생각해봅니다.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는 관객의 몫입니다.
사랑에 눈이 멀어 눈이 펼쳐진 세상에서 눈을 잃고 사랑을 다시 찾고자 하는 루벤. 사랑에 대해 정말 다시한번 그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영화 블라인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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